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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Tuning & DIY story

[시승기] 허리케인 “ Lanos ”

by 눈과비 2010. 8. 3.

   허리케인  “ Lanos


우선 사적인 이야기를 잠깐 해야할 것 같다.

대우자동차가 T-100이란 프로젝트명으로 개발을 완료하고 자유로에서 주행 테스트를

할 때 우연히 목격이 되어 한시간 가량 도망자와 추격자가 되어 사진촬영을 한적이

있었다. 그 당시 난 과연 어떤 모습과 어떤 성능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가 될 지

의문이였다. 

그리고 몇 달 뒤 그 차가 공개되기 전에 타 볼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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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가 르망 후속모델로 시장에 내놓은 소형차 “ 라노스 ”

이탈리아 이탈디자인과 공동으로 대우자동차가 디자인을 했고 3개국의 대우연구소

( 영국, 독일, 한국 )에서 동시 연구개발에 참여를 했다고 한다.

 GM과 결별후 독자 모델로 처녀작품이기 때문에 대우의 야심이 일구어낸 첫 작품이기도 하다.

과연 대우자동차가 얼만큼의 정성을 들여서 만들었을까? 의문이 시승전부터 가기 시작했기에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대우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을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시승을 하기로

혼자서 생각을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창밖의 가로수들과 어울려 사라지곤 했다.

우선 시승차량은 풀옵션으로 1.5 DOHC, SOHC로 각각 110ps, 96ps이며 미션은 M/T로

준비가 되어있었다. 풀 옵션이기 때문에 ABS-브레이크, 듀얼에어백, 100W CD 내장형오디오,

타이어는 한국타이어 H406 185/60/14, 파워 스티어링, 조수석 전동식 사이드밀러 등등...

그리고 이제 갓 3500Km 정도 주행을 한 차량을 인수 받았다.

라노스와 첫대면을 했을때의 느낌은 앞 본넷의 그릴은 BMW의 그릴과 흡사하기도 하며 

이 그릴이 앞으로의 대우자동차의 얼굴이라고 한다.

라노스의  그릴은 완성도 면에서 조금은 어색한 느낌을 준다.  또한 뒤 테일램프는 꼭

국내의 K사, 아xx델x 자동차와 비슷하여 새로운 느낌을 받기에는 역부족인 듯 하다.

시승을 하기전에 차량의 전반적인 것들을 체크하기 위해 본넷을 열어 보았는데 지금까지의

대우차량들과는 사뭇 달랐다. 정비성면에 초점을 맞추어 배치를 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어서 자가정비를 하기에 편할 듯 하다. 또한 각종탱크류들은 투명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E-TEC 16V란 엔진이 올라가 있으며 이 엔진은 이미 씨에로 등에 장착이 되어져 있기 때문에

내구성면에서는 이미 인정받았던 엔진이다. 6000RPM으로 10시간가량 풀 테스트를 해도

성능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DOHC 엔진에는 조금은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 드롤트바디가 꼭 달팽이, 터보차져 모습을 하고 있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소형차로서는 국내 최초로 가변흡기시스템을 적용하여 저속,고속에서의 손실되는 힘들을

막아보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에어크리너에서 드롤트바디까지 길이가 길면 저속에서의

치고나가는 힘은 좋으나 고속에서 힘이 부족하고 반대의 경우 짧으면 저속에서 힘이 부족한

경우가 발생을 하지만 이런점 등을 보안한 것이다.

또한 엑셀링 케이블은 지금까지 어느 자동차든지 철심만으로 구성되어져 있어서 산화가 되거나

오랜시간 사용하다보면 이물질이 유입되어 엑셀링을 하는데 벅벅한 느낌이들곤 했는데

라노스에는 이런 점 등을 보안하여 철심에 코팅을 해 놓았으며 또 쉽게 발견 할 수 없는 점들이

몇가지 더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엔진을 식혀주는 냉각 FAN에 관련된 것인데 라디에타 뒤쪽으로 작은 FAN과

큰 FAN이 각각 하나씩 있다. 지금까지의 대우차와 다른점이다.

엔진의 열을 감지하여 작은 냉각 FAN이 동작을 하다가 일정온도 이상이면 큰 냉각FAN이

함께 작동을 하는 것이였다. 그만큼 엔진의 힘을 비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것이 대우자동차가 말하는 냉각펜 2단계 속도조절 장치인 것 같다.


두 번째로는 흡기와 관련된 것이다.

일상적인 국내 차들은 에어덕트 처리가 엔진룸 안쪽으로 구성되어져 있고 입구쪽만

찬 바람을 유입하기 쉬운쪽으로 설치되어 큰 효과를 보지못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엔진룸에 구성되어져 있기 때문에 뜨거운 공기가 유입되기 쉽기 때문이다.



공기가 뜨거우면 산소량이 희박해져 큰 폭발력을 일으키기 어려워지고 그만큼 출력손실을

가져오는 것이다.  

하지만 라노스의 에어덕트 처리는 휠하우스 안쪽으로 구성이 되어져 있기 때문에 엔진룸과는

격벽처리가 자연스럽게 구성이 되어 차가운 공기를 유입하기 쉽도록 처리가 되어져 있어서

대우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제 외관을 보도록하자. 특징들만을 본다면 A필러와 C필러가 생각보다 두껍다.

대우가 라노스에는 차체 기본 골격강도면에서 기존 차량들 보다 성능을 30-40% 업했다는

부분이 이런곳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A필러가 너무 두껍다 보니 운전석과

조수석에 타고 내릴 때 고개를 상당히 많이 숙여야 한다는 불편함이 따른다.

그리고 C필러는 약 22cm 정도의 넓이로 멋을 더해준다. 측면은 엑센트 모습과 비슷하다.

내부로 들어가 보면 계기판 모습은 소형차 답지않게 중형차 스타일이며 조작은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진것 같다.

다만 문제점이 있다면 공조장치들을 구성하고 있는 재질들이 좀 떨어진다는 것과

오디오의 각종 스위치를 표시해주는 인쇄사양들이 조잡하다는 생각이다. 또한가지로 스티어링에

관련된 것인데 이것을 구성하고 있는 재질이 조금은 거칠고 하드하여 쉽게 미끄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은 부드럽고 소프트한 재질로 바꾸어지는게 좋을 것 같은 생각이다.

물론 제조원가를 절감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겠지만.......

시트의 재질은 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감촉은 상당히 좋다.

하지만 시트의 지상고가 상당히 높게 설정이 되어있으며 높낮이 조절 레버가 없다.

이것도 차후버젼에는 검토를 해야 할 것 같다.    

실내공간을 보면 중형차에 버금 갈 정도로 상당히 넓다. 뒤좌석에 앉은 사람 무릎과

시트의 간격이 약 20cm 정도이니 얼만큼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이 갈 것이다.

트렁크도 동급차종에 비해서 상당히 넓다. 하지만 트렁크 밑바닥이 지상고가 낮아 키가 큰 사람이 아니더라도 허리를 굽혀야만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이제 독자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본격적인 시승기를 써 보도록 하겠다.

1.5 DOHC M/T를 기본으로 시승기를 써 보겠다. 물론 앞서 설명을 했지만 풀옵션이다.

레드존은 6500 RPM부터이며 최고마력은 6200 RPM에서 110ps, 최대토크는 4200 RPM에서

14.3 kg.m 임을 상기하길 바란다.





시동을 걸어 놓고 워밍업을 하는 시간 동안 본넷을 열고 엔진을 살폈다. 엔진의 떨림에 의해서

냉각수가 어떨땐 표면에서 1cm 가량 뛰어 오른다. 수동 밋션임을 감안할땐 상당한 떨림이다.

하지만 완전한 차라고 보기에는 조금은 무리인 듯하다. 시승식에 맞추어 급하게 조립을 한

흔적들이 이곳 저곳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완전한 차라면 이것 또한 차후버젼에서는 고려해야 할 대상인 것 같다.

공회전시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타 소형차에 비해서 조용한 편이다.

본격적인 시승은 4명씩 한 조를 이루어 자유로를 왕복하면서 시승식을 가졌다.

기어노브의 길이는 적당하면서 상당히 부드럽게 시프트-업 다운을 할 수 있으며 밋션의

문제점이라면 클럿치를 미트 시키면 수동밋션인데도 전해지는 충격이 크고, 폐차 때까지

자동과 수동미션오일 교환이 필요없도록 내구성을 높였다고 한다.  

많은 차량들이 없어서 어느 정도의 속도 테스트는 할 수 있으나 최고속도는 큰 메리트가

없어 여기서는 논하지 않겠다. 하지만 계기판에 써진 최고속도는 무리없이 올라갈 것 같다.  

라노스의 서스펜션은 앞이 맥퍼슨스트럿, 뒤는 컴파운드링크 시스템으로 포르세가 개발에

참여를 했기 때문인지 소형차로서는 환상적인 서스펜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헨다를 손으로 눌러보면 타 차량과 별반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지만

막상 주행을 시작하면서 그런 생각은 깨지고 말았다. 바운딩이나 요잉현상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으며 120km 정도에서 급차선 변경을 했을시 차의 후미는 뒤를 잘 따른다.

다만 타이어 때문인지 코너링에서 언더스티어 성향이 약간씩 보이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ABS 브레이크는 120km에서 풀 브레이킹을 가했을 때 약간의 자세 흐트러짐이

생기지만 무리없이 예상했던 곳에 서주는 여유를 보인다.  또한 급브레이킹시 앞이 수그러지는

노즈다이브현상이나 급출발시 앞부분이 번쩍들리는 스쿼드현상이 많이 억제되어 있으며 급출발시

토크스티어가 약간 있으나 이것 또한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주행속도를 조금씩 높여서 어느덧 180km에 육박했지만 경쟁 차종에 비해서 휠베이스가 120mm

정도가 넓고 포르세가 튜닝한 서스펜션 때문인지 타 소형차에 비해서 속도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안정된 주행 성능을 보인다.

속도를 서서히 줄여서 30km 정도에서 핸들을 좌우로 빨리 빨리 돌려 보았지만 잠깐 잠깐씩

핸들이 잠기는 현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리고 클럿치 옆에 위치한 왼쪽 발 받침대 위치가 잘못 선정이 된 것 같다.

운행중 발을 올려 놓으면 상당히 어색하게 위치를 한다. 이것 또한 차후버젼에는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적한 길로 들어선 후 각단 최고속도를 측정해 보기로 하고 각단에서 Full-throttle 가해 보았다.

1단에서 55km, 2단에서 85km, 3단에서 130km로  다른 소형차들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물론 촤고마력이 나오는 6200 RPM에서 변속을 했으며 1,2단에 비해서 3단은 상대적으로

가속력이 부족한 느낌이다. 하지만 5단 레드존까지 꾸준히 밀어붙이는 성격을 라노스는

가지고 있다.

각단의 기어비를 보면 1단 3.545, 2단 2.048, 3단 1.346, 4단 0.978, 5단 0.763, 후진은 3.333으로

데이터를 보면 3단에서 가속력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속주행중 들려오는 풍절음은 작은 편이며 DOHC엔진임을 감안할 때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소리는 엔진룸안쪽으로 방음제를 설치했기 때문인지 동급에 비해서 조용한 편에 속한다.

운전석에서 내려서 뒤쪽으로 자리를 옵기고 앉아보니 승차감이 비교적 좋으며

르망때 보다 뒤좌석이 트렁크쪽으로 상당히 기울어저 있어서 자세 또한 편하다.

도어쪽에 팔 받침대가 설치되어 있지만 아래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어서 팔이 자꾸 흘러내리는

불편함이 있다.



이제 하체를 보도록하자

하체는 깔끔히 정리가 잘 되어져 있다. 운전석 밑으로 브레이크 관련 작은 파이프들이

장착이 되어져 있으며 앞쪽 스프링은 다른 차량들과 같은 일자형이고 뒤쪽 스프링이

점점 커졌다가 좁아지는 장구형 스프링으로 장착이 되어져 있다.

이 스프링은 충격 흡수력이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특성이 있다.

머플러쪽도 배기음을 방음하기 위해서 철판으로 구성된 방음판이 장착되어져 있으며  

하체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하체코팅도 고르게 잘 되어져 있다.


SOHC를 잠깐 소개를 하자면 시승 느낌은 저속에서 큰차이가 없으며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RPM의 상승속도가 조금은 느린 느낌이다.

연비는 DOHC와 SOHC가 리터당 15.5km로 같아 조금은 의아하다. 마력과 토크가 크기 때문에

DOHC 연비가 조금은 더 나올 것 같은데....

DOHC는 가변흡기 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대우의 야심이 만들어낸 처녀작 “ 라노스 ” 분명 소형차 시장에서 허리케인 돌풍을

불러일으킬만 한 존재이다. 타 동급차종보다 한수 위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라노스를 소형차에 비교하는게 잘못된 점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글은 1996년 7월 7일 작성된 것으로 자동차생활 8월호에 실린 글이다.